남편의 폭언과 무책임. 원심 뒤집고 이혼 청구 인정받은 아내

A씨는 타지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한 명의 자녀와 함께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남편은 말다툼이 있을 때마다 A씨에게 폭언과 언어폭력을 일삼았고 때로는 물리적 폭행도 있었다. 그럼에도 남편은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갔다.
정서적 학대는 A씨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A씨는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약을 복용할 정도로 내면의 고통을 겪었으며 동시에 남편은 경제적 책임조차 외면하고 있었다. 혼인 기간 동안 남편은 제대로 된 직업을 갖지 않았고 경제활동을 위한 노력도 거의 하지 않았다. 결국 육아와 가사노동은 A씨의 몫이 되었으며 부부의 관계는 점점 파국을 향해 치달았다.
원심의 기각…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A씨는 이러한 상황을 견디다 못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원심 재판부는 이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고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상처받은 A씨에게 다시 한 번 큰 실망이 찾아온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항소를 결심했고 제대로 된 법적 조력을 받기 위해 법무법인 에이앤랩의 문을 두드렸다.
이혼 사건에서는 원심 판결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정서적 학대나 반복된 무책임 같은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간과되기도 한다. 이번 사건에서 과연 항소심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고 결과는 어떻게 바뀌게 되었을까?
박현식 변호사, 원심 뒤집은 전략적 대응
사건을 맡은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 전문 박현식 변호사는 A씨와의 면담을 통해 사건을 면밀히 검토했다. 이후 원심에서 간과되었던 핵심 쟁점들을 정리해 항소심에서 강하게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피고는 가정폭력에 해당하는 폭언과 폭행을 반복했으며, 원고는 이를 용서하거나 화해한 적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혼인 기간 중 피고가 경제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 사실상 혼인 관계는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박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의 판결을 취소하고 A씨의 이혼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혼 소송 1심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이혼 사건에서도 항소는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로 원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쟁점이나 판단의 오류가 있다면 항소심을 통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 항소는 단순한 재심 청구가 아니라 잘 정리된 자료와 전략적인 주장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번 사건에서도 항소를 통해 법률적 판단이 바로잡혔고 의뢰인은 비로소 자신의 권리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번 판결로 인해 A씨는 오랜 시간 참아온 고통에서 벗어나 법적으로 혼인 관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박현식 변호사 인터뷰
Q1.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쟁점은 무엇이었나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정서적 학대와 경제적 무책임이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는 반복적으로 원고에게 폭언과 언어폭력을 가했고 그로 인해 원고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우울증 약까지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또 피고는 혼인 기간 동안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입증하고 강조한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Q2. 원심에서는 이혼 청구가 기각되었는데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중요했던 전략은 원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던 쟁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정서적 학대와 경제적 무책임의 반복성과 심각성을 명확히 밝힌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갈등 수준이 아닌 회복이 불가능한 혼인 파탄 상태임을 입증하기 위해 원고의 의료 기록, 생활 상황, 피고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원고가 폭언과 무시를 반복적으로 겪어왔고 이에 대해 피고가 사과나 개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재판부의 판단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Q3. 경제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배우자의 태도도 이혼 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어떻게 설득하셨나요?
맞습니다. 단순히 소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경제적으로 무능했던 것이 아니라, 책임을 지려는 노력조차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는 혼인 기간 내내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고, 일할 의지나 구직 노력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원고는 육아와 생계를 모두 감당하며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왔기에 이러한 불균형이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음을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도 이 부분을 설득력 있게 받아들였습니다.
이 사례는 정서적 학대와 경제적 무책임 역시 명백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 가정 내 경제적 책임을 전혀 지지 않은 배우자의 태도는 혼인 지속 의지를 인정받기 어렵다.
-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주장이라도, 항소를 통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간과된 쟁점을 정리하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