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무능력한 남편과 이혼하려면

*데일리시큐 22년 12월 24일 법무법인 에이앤랩 박현식 변호사

과거 이혼은 외도나 가정폭력과 같은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지금은 그 사유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배우자의 ‘경제적 무능력’이 화두로 오르고 있는데, 결혼생활도 결국 경제력 기반이 되어야 하기에 경제적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고 이혼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 실정이다. 

‘경제적 무능력’은 민법 제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재판상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 배우자의 진지한 태도의 변화 없이 경제적으로 무능력하고 책임감이 결여된 행동을 계속해 혼인생활을 계속 강제하는 것은 배우자 일방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면 ‘경제적 무능력’도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즉, 단순히 돈을 잘 벌지 못한다거나 벌어오는 돈이 줄은 경우 등 ‘경제적 무능력’ 그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하여 부부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이 났고, 그에 대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혼을 결정짓는 핵심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배우자가 실직하여 돈을 벌지 못하고 있으나 구직활동을 하고 집안일과 양육을 돕는 등 가정생활 유지를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 돈을 벌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어떠한 구직의 의사도 보이지 않고 실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양육 및 가사분담에도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면 이혼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경제적 무능력을 원인으로 도저히 회복 불가할 정도로 관계가 무너졌거나, 이를 원인으로 별거를 하고 있거나, 구직활동을 권유하였을 때 오히려 폭력적 모습을 보이며 폭행 및 폭언을 하였다면 해당 사실을 입증하는 한 이혼이 인용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이와 관련하여 실제로 경제적 무능력을 원인으로 이혼을 인정한 판례가 있는데, 해당 재판부는 1)가장으로서 경제적 의무를 다하여야 함에도 어떠한 구직활동도 하지 않았으며, 2) 오히려 정당한 이유도 없이 대화를 거부하고 그 책임을 회피하였고, 3) 배우자를 존중하지 않는 등 부부갈등을 더욱 키운 책임이 인정된다며 혼인 파탄의 책임을 남편에게 인정한 바 있다.

결국, 배우자의 경제적 무능력을 이유로 하는 이혼소송의 핵심은 ‘경제활동 및 가정생활 개선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혼인생활이 파탄이 났다는 점을 주장 및 입증하는 것이다. 배우자의 대출 내역, 배우자가 일정 기간 동안 소득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배우자가 구직활동 대신 다른 기호 활동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 등 객관적 증거를 제출하여 경제적 무능력으로 인한 혼인 파탄의 책임을 증명한다면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받았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이에 관하여 에이앤랩의 가사법 전문 박현식 대표 변호사는 “소송이 진행되면 갑자기 남편이 태도를 바꾸어 관계 개선의 의지를 밝히고, 구직활동의 노력을 보이는 등 이혼 기각을 위한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대비를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경제적 무능력은 추상적 사유로서 제대로 증명해내지 못하면 기각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대방 주장을 예측하여 반박의 여지가 없도록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며, “감정 및 시간 소모를 줄이고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길 원한다면 이혼사건을 실질적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는 가사법 전문 변호사와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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